합격만 해도 수백~수천만원? ICT업계 ‘채용 축하금’ 전쟁의 이유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상상도 못 할 수준의 채용 혜택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근무 시작 전 ‘합격’만으로도 거액을 지급하는 ‘합격 축하금’ 제도가 부활하며 취준생과 업계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입사 축하금은 회사에 실제로 입사하여 일정 기간 근무해야 지급되지만, 이번에 화제가 된 사례들은 입사 여부와 상관없이 합격 소식만으로 거액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그만큼 기업들이 기술 인력 확보에 절박하다는 방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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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유니버스, 테크 인재 확보 위해 ‘500만원 합격 축하금’ 제공

첫 번째 주인공은 놀유니버스입니다.
놀유니버스는 개발, 보안, PM(Project Manager) 등 핵심 테크 분야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면서 합격자에게 무려 50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놀유니버스는 NOL, NOL 인터파크, 트리플, 인터파크 글로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AI 플랫폼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규모 채용 역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테크 분야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러한 파격 조건은 단순히 채용 홍보 차원을 넘어, 실력 있는 개발자와 기술 인재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뤼튼테크놀로지스, “근무 안 해도 2000만원 드립니다”

놀유니버스보다 더 큰 화제를 모은 곳은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입니다.
뤼튼은 지난 4~6월 진행한 ‘쿼터백 프로젝트’를 통해 합격만 해도 2000만원을 지급하는 파격 정책을 내놨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실제 입사 여부와 무관하게 최종 합격만 하면 축하금이 지급된다는 것입니다. 지원자가 합격 후 입사를 포기하더라도 2000만원이 지급됩니다. 게다가 내부 직원이 우수 인재를 추천해 채용이 확정되면, 추천인에게도 50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과감한 정책의 배경에는 AI 개발·엔지니어 등 기술 인력 확보의 절박함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특성상 우수 인재 확보 경쟁에서 대기업과 맞붙기 어렵기 때문에, 당장 근무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활용 가능한 인재 풀(POOL)을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입니다.

ICT업계에서 ‘합격 축하금’은 낯선 제도일까?

사실 ‘합격 축하금’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과거에도 ICT 업계가 개발자 확보 전쟁을 벌이던 시기에 비슷한 제도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슈퍼캣RPG는 2023년 프로그래머 채용 시 100만원의 웰컴 보너스를 지급
쿠팡은 2020년 개발직군 입사자에게 5000만원의 입사 축하금 제공
토스는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 또는 입사 축하금 지급
네오플은 30평대 이상 사택 제공 등

당시에는 코로나19 이후 IT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개발자 몸값이 치솟았고, 기업들이 앞다퉈 파격 혜택을 제시했습니다.

왜 지금 다시 ‘합격 축하금’이 나올까?

최근 ICT업계는 전반적으로 채용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AI 기술 경쟁만큼은 예외입니다.
생성형 AI, 클라우드, 보안, 데이터 분석 등 첨단 기술 분야는 인재 부족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특히 AI 분야는 실력 있는 인재가 극도로 한정적이어서, 확보하지 못하면 기업 경쟁력 자체가 위태로워집니다. 따라서 일부 기업들은 불황 속에서도 과감히 ‘합격 축하금’ 카드를 꺼내 들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라졌던 합격 축하금이 다시 등장한 것은 AI 기술 경쟁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앞으로도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파격 조건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취준생과 업계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채용 트렌드는 취업 준비생에게는 분명 매력적인 기회입니다. 특히 파격 축하금은 경제적 부담을 덜고, 취업 준비에 자신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합격 축하금이 실력 있는 인재를 유혹할 수는 있어도, 장기근속이나 회사 충성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을 합니다.

또한, 축하금 경쟁이 심화되면 대기업·자본력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인재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앞으로의 전망

앞으로 AI와 ICT 분야의 인재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기업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에서도 ‘합격 축하금’과 같은 파격 제도를 도입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입니다.

결국, 채용 시장은 단순한 급여·복지 경쟁에서 벗어나, 인재가 느낄 수 있는 ‘즉각적 보상’과 ‘장기적 성장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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